DRIVING THROUGH MONTENEGRO

검은 산들이 빚은 비경, 코토르

Kotor
코토르만에서 바라본 아드리아의 피오르
두브로브니크에서 차로 한 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을 넘고 나니, 거기서부터는 몬테네그로란다. 야트막한 언덕들이 차츰 높아지더니 곧 이어 갑옷을 두른 듯 검은 바위 산들이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한다. 심연을 알 수 없는 깊은 협곡들이 이탈리아어로 ‘검은 산’을 뜻하는 몬테네그로에 입성했음을 알린다. 저 멀리 페라스트(Perast)가 물안개 속에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낸다. 나폴레옹이 이곳을 점령했을 때 마을에 사는 여인과 사랑에 빠진 프랑스 병사가 여인이 폭격으로 숨지자 이곳에 남아 수도사가 되었다는 애절한 사연이 전해지는 곳이다. 아드리아해의 피오르라 불리는 코토르(Kotor)로 들어서자 가히 숨을 멎게 하는 비경이 펼쳐진다. 다섯 번의 대지진 속에서도 살아남아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성채 도시답다. 신발끈을 조여 매고 거친 숨을 참으며 긴 성벽을 오르자 피오르 협곡이 만들어낸 그림 같은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시인 바이런의 칭송처럼 ‘육지와 바다의 가장 아름다운 만남’이라 할 만했다. 부두로 내려오니 어부들이 갓 채취한 홍합을 노련한 손놀림으로 손질하고 있다. 아까 달리던 해안도로를 따라 좀 더 달려 보기로 했다. 검은 산의 마법을 따라가다 보면 왠지 지상에서 영원으로 통하는 길을 만날 것만 같다.
송아지로 요리한 몬테네그로 방식의 굴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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