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이가 600년 전통을 고집하는 이유
잔뜩 찌푸린 하늘을 이고 오사카 남쪽으로 향한다. 분주한 오사카 남쪽에는 여유로운 항구도시 사카이가 있다. 사카이는 일본 3대 칼 및 날 도구 생산지 중 하나다. 특히 장인이 직접 손으로 단조한 칼이 유명해 일본 내 전문 셰프가 사용하는 점유율이 98%에 이른다. 일본 요리의 엄청난 붐과 결합된 사카이만의 놀라운 기술은 이제 전 세계 셰프들로 하여금 이 특별한 칼날에 주목하게 하고 있다.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사카이 칼은 최소 4명의 장인과 일곱 단계의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단조 칼은 불, 쇠, 물이 빚어내는 예술품이다. 공정은 크게 단조, 갈기, 손잡이 부착 등 세 단계로 나뉜다. 공장의 분업은 놀랍다. 괜히 세계적인 칼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각 단계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수행하는데, 필요한 공정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을 연마한 장인이 기량을 뽐낸다. 다른 생산 지역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품질이 유지되는 절대적 이유다. 요리에 대한 열정이 있거나 단순히 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본 칼은 훌륭한 선물이다.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세심하고 정밀하게 전해지는 600년 된 공예품의 완성도. 그 아름다움에 형언할 말을 잃은 채 마음을 빼앗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