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인 스완 레이크에서
즐기는 피크닉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에 가면 반드시 만나야 하는 게 있다. 건축가 빌 벤슬리(Bill Bensley)의 천재성보다 라마 5세 때의 태국 북동부 기차역과 기차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리조트의 콘셉트보다 중요할지 모른다. 작년에 론칭한 리조트보다 더 오래전부터 살고 있던 이 구역의 터줏대감들이다. 레이크 뷰 객실들을 비롯해 리조트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드는 3개의 호수에는 원래 수많은 비단잉어가 살고 있었지만 지금 이 호수는 스완 레이크라 불린다. 5년 전, 호주에서 온 40마리의 백조와 흑조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식구를 늘린 덕분이다. 현재 이 호수에는 고니 80여 마리가 수많은 잉어 떼와 함께 호수를 찾는 이들에게 뜻밖의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자기를 에워싸고 있는 잉어 떼에게 먹이를 주는 스완의 모습이란! 흡사 어미새가 모이를 주듯이 호수의 비단잉어에게 부리에 머금은 먹이를 흩뿌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감동의 파노라마가 몰려오며 공존의 삶을 실천하는 미물 앞에서 문득 겸허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또한 스완 레이크가 주는 즐거운 착각일지 모른다. 부리에 묻은 모이를 물에 적셔서 먹어야 하는 고니의 습성 때문에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다. 별도의 사육사가 없어도 비단잉어가 흑조, 백조와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비밀, 그 앞에서 우리는 의도치 않은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 삶의 큰 위로와 위안이 될지 모른다는 배움을 얻게 된다.
오리엔트 특급열차에서
즐기는 애프터눈 티
보태니컬 가든에 자리 잡은 빈티지 기차로 만든 티 캐리지에는 19세기 낭만적인 기차가 주는 특별한 기대감이 있다.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착각을 주는 티 캐리지와 객차 내부를 옮겨놓은 인테리어로 순간 이동을 경험하게 한다. 과거 오리엔트 특급의 식당 칸을 반영한 듯한 공간 연출로 안락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천장을 부드러운 아치형 곡선으로 설계한 것이 눈에 띄며 티 캐리지의 화장실마저 객차 내부를 옮겨놓은 듯했다.
객차 내부에서 바라보는 레이크 뷰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면 티 캐리지 외부에 마련된 테라스 스타일의 카페에서 티 한 잔을 즐겨도 좋겠다. 유유자적 여기까지 놀러 온 고니 한 쌍을 보노라면 입가에 절로 미소를 머금게 된다. 열차 다이닝 칸에서 즐긴 티타임을 끝내고 캐리지 스타일로 만든 부티크를 방문해 본다. 오전 11시부터 5시까지 오픈하는 캐리지 부티크는 소담한 공간이지만,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드레스룸처럼 꾸며놓아 우리를 호스트로 반겨준다.
문의 02-726-5705
다양한 시그니처 티와 함께 제공하는 애프터눈 티 세트